남자의 요리보다 간단한 여자의 요리,
소라무침
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골뱅이를 시식하고 왔는데 못 사가지고 왔더니 집에서도 자꾸 생각이 난다.
골뱅이무침이나 무쳐볼까 싶었는데 마트에 가보니 생물 소라가 싱싱하고 저렴하길래 소라로 바뀌었다.
소라는 골뱅이보다 더 육질이 단단하고 은근한 맛을 풍기기 때문에 무침으로 괜찮을까 싶었는데
왠걸 한 번 무쳐놓고 나니 밥도둑, 술도둑, 소면도둑이다.
소라를 깨끗이 씻어서 채반에 올려 쪄준다.
물을 풀어 삶을 때는 된장을 넣어 10~15분간 정도 삶으면 될텐데
쪄줄 때에는 껍데기 안으로 끓는물이 직접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지 같은 시간이더라도 덜 삶아졌길래
알맹이만 빼어내어 3~5분가량 더 쪄주었다.
작은 포크나 젓가락으로 찍고 휘리릭 돌리면 하얀 속알맹이만 바로 쏙 나온다.
소라 앞쪽에 붙어있는 껍질을 먼저 떼주고,
반을 갈라서 사진과 같은 노란 부분을 제거해준다.
노란 부분은 소라독이라고 알려져있는 소라의 타액선인데,
위험할 정도의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사람에 따라 복통이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.
소라를 찌는 동안에는 무침에 사용할 야채를 준비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.
양배추, 당근, 양파, 파, 깻잎을 알맞는 양을 채썰어준다.
야채가 다 다듬어지면 한 곳에 담아준다.
양념장을 넣고 무쳐주기만 하면 되는데 먼저 다진마늘 넣어주고,
양념장을 만들어서 넣어준다.
무침 종류 요리의 맛은 신선한 재료와 양념장이 한 몫 하는데,
제대로 양념장 맛을 내서 넣어주려면 매실액, 사과 혹은 파인애플 등
빠지면 아쉬운, 하지만 집에 항상 준비되어 있지 않은 종류의 재료들이 몇 개씩 꼭 있다.
그럴 땐 시판 만능비빔장으로 시간과 수고를 아껴주면 된다.
근 8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는데 이거 덕분에 한 손 크게 덜었다.
낚시 다닐 때 하나씩 들고다녀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다.
그래서 사용한 것이 청정원 만능비빔장이다.
새콤달콤한 냄새에 빛깔도 참 좋다.
슥슥 비빔장이 고루 뭍게, 빛깔좋게 무쳐주기면 하면
바로 완성이다.
소라 삶고, 야채 썰고, 양념장 넣고 무치고,
이제 한그릇 뚝딱만 남았다.
만능비빔장을 써서 더 쉬워진 듯 하지만 무침 요리는 정말 간단하다.
내가 만들었지만 참 맛있다.
새콤달콤매콤한 것이 여름날 밤에 어울리는 맛의 조합이다.
식구들은 내가 시판 양념장을 사용한 것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..
남은 소라무침은 다음날 소면과 함께, 안주로 맛있게 먹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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